인생을 살아가는 데 열심히만 한다고 모두가 잘되는 건 아니다. 엉뚱한 곳에서는 열심히 살집을 해도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무작정 노력하기 전에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워야 인생이 편하다.
p.19
왜 세상과 세월이 인정한 전문가를 놔두고 실체도 모를 누군가의 분석과 제안을 기다린단 말인가. 나는 부동산 전망을 위해서 복덕방을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주식 투자할 때도 다른 사람에게서 정보를 얻으려고 애쓴 적이 없다.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판단하고 투자했다. 내 곁에는 항상 최고의 경제학자와 철학자와 심리학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젊은 나이에 투자에 성공하고 일찍 은퇴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들 덕분이다.
p.23
비밀은 바로 남과 다른 해석 능력에 있다. 같은 정보를 가지고도 해석 능력이 달라야 한다. 남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은 어디에서 오냐? 바로 독서에서 나온다. 나의 경우도 좋은 투자는 인문학적 탐독에서 나온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인문학은 시대를 거슬러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과 돈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길러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원리,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p.26
회계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가 자신의 거래처를 분석해 보았더니, 사업으로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된 기업은 몇 안 되고 거의 공장 부지나 사옥 같은 부동산 값이 올라서 부자가 되었더라고 한다. 물론 사업이 잘되면 부자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사업소득만으로는 큰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업가는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올라서 부자가 되었다. 이것이 진짜 현실이다.
p.27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고 모으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부자가 되려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는 것 외에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잘해야 한다. 그리고 투자를 잘하려면 우선 먼저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을 알아야 한다.
p.28
금본위 화폐제도가 사라지면서 정부는 금이 없어도 마음대로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정부는 경제가 침체될 때마다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내게 된다. 이렇게 돈을 마구 찍어내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인플레이션이 오게 되는데, 이런 시스템하에선 돈을 빌린 사람이 득을 보게 된다. 실질 구매력이 높은 현재에 빌려서, 실질 구매력이 덜어진 후일에 갚으면 되니까 앉아서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빌려서 실물 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더 큰 돈을 벌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빚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니 말이다. 바로 이런 게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이다.
그럼 빚을 내서 부동산에 투자하면 실패할 확률이 없는 것일까? 장기적으로 보면 항상 그렇다. 그 동안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자산 가격은 사이클이 있다는 것이다. 자산 가격은 직선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하강과 상승 사이클을 그리면서 우상향한다. 그래서 과도한 빚을 얻어서 부동산 투자를 하다 하락 사이클에 걸리면 파산할 수도 있다. 그래서 빚은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얻어야 한다. 이 원칙을 지키고 장기 투자를 하면 부동산은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p.31
결국 선심성 지출을 약속한 정치인이 당선되면 정부 지출이 많아지고 더 많은 돈을 찍어내고 흥청망청하기 쉽다. 물론 부담은 후손이 지게 되겠지만 근시안적인 유권자들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중략)
결국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세금은 늘어나고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알게 모르게 국민의 부가 정부로 이전되는 것이다. 이게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이다.
p.35
이런 화폐 시스템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짜 돈인 화폐를 모으려 하지 말고 진짜 돈인 리얼 머니를 보유해야 한다. 그게 부동산이고 주식이다. (중략) 따라서 바닥이라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빚을 얻어서 투자하는 게 최고로 빨리 재산을 늘리는 첩경이다. 이게 투자의 핵심이다. 이게 자본주의 게임에서 이기는 법이다.
p.36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에 따르면, 재정지출과 복지 확대 정책은 처음엔 경기 부양이 되지만 이후엔 인플레이션으로 찾아온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중남미에 포퓰리즘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예외 없이 물가가 폭등했다. (중략)
서민을 돕겠다는 진보정권의 따뜻한(?) 복지 정책과 선심 정책이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한 서민과 노동자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밀턴 프리드먼의 충고가 가리키는 복지 정책의 방향을 다시금 확인해야 할 때인 것 같다.
p.45-46
"네가 남보다 잘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봐라. 네가 남보다 잘 못하는 약점은 무엇인지 고려해라.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생각해 봐라. 향후 세상의 변화 속에서 네가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을 지 생각해봐라. 또 반대로 어떤 위협이 있을지도 고려해라. 이런 상황에서 너의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여 기회를 잡고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곳에 네 자신을 전략적으로 포지셔닝해라."
이런 게 전략적 사고방식이다. 이걸 아주 단순하게 말한다면 '줄을 잘 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인생은 줄서기다! 노력과 재능보다 줄을 잘 서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니 돈을 벌려면 독점기업에 투자하라! 독점사업에 투자하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독점사업은 무엇인가? 바로 부동산이다. 그 위치에 그 땅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p.51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선의로 포장된 지옥으로 가는 길에서 탈출했기에 생겨난 기념일이다. 청교도들은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깊은 신앙심으로 공동 생산 공동 분배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다. 신앙심이 깊었던 그들은 노약자, 병자, 어린이들은 농사의 노동에서 제외시켜주는 선의를 베풀었다. 몇 년째 흉년이 들어거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기니까 마침내 지도자가 '올해부턴 각자도생'이라고 선언했다. 개인에게 땅을 나눠주고 각자 책임하에 농사를 지으라고 한 것이다. 그랬더니 그해부터 풍년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하나님께 추수한 곡물을 올리고 감사의 제를 올리게 된 게 추수감사절의 유래다.
p.59
왜 자유를 버리고 노예의 길을 선택할까? 자유는 경쟁이 기본이고, 노력이 기본이고, 책임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경쟁하기 싫고 노력하기도 싫고 책임지기도 싫은 미성숙한 대중이 쉽게 원하는 게 무엇일까? 이럴 때 달콤하게 등장하는 정치 세력은 파시스트나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자다. 이들은 대중에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속삭인다. 그냥 모든 건 정부가 다 해준다고 약속한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그렇게 해서 불안한 대중은 자유로부터 도피해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노예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대중이 자유를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한다. 어린애처럼 요구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고 경쟁을 받아들이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함을 가져야 한다.
p.64-65
가격이 올라가는 특정 부동산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정보를 전달한다. 가격이 올라가는 특정 부동산을 더 많이 공급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빌라보다 아파트 가격이 더 많이 오르면 아파트를 더 많이 공급하라는 신호(정보)로 해석하면 된다. 우리가 가격의 움직임을 보고서 무엇을 더 생산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시장이 없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 아래선 수많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국가 통계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작동 불능으로 망하게 될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다.
p.69
하이에크는 사유재산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강력하게 말했다. "사유재산제도만이 혁신할 수 있는 경제적 동기를 불어넣는다."
부동산의 경우, 내 땅이어야 여기다 뭘 지을지, 어떻게 지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내 땅이어야 여기다 무슨 장사를 할지 고민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활용하게 된다. 내 땅이 아니면 그런 노력을 누가 하겠는가? 고민하는 것 자체가 투자인데 말이다. (중략)
결국 땅은 주인이 있을 때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p.69
하이에크는 정치인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기 쉽다고 경고했다. 정치인은 실업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정부 지출을 늘리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케인스의 처방). 이런 처방은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것이 하이에크의 주장이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다시 노동자는 하락한 실질임금을 보전받기 위해서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킨다. 하이에크는 케인스식 처방이 인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빠져들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p.72
지금 우리 정부는 정부 지출을 확대하고 복지 지출을 늘리고 예산을 팽창시키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렇게 하면 인플레이션이 찾아오기 쉽다. 정치인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경제 정책을 선택하는 이유는 당장의 인기를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뒤에 망한다고 해도 당장 인기를 끌고 당선이 되어야 하니까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정책을 선택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포퓰리즘 정치인의 모럴리스크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투자할 때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물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여 올릴 수 있는 가격 결정권을 가진 회사의 주식에만 투자하라고 했다.
p.73
하이에크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자신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추구할 때 주로 '사회정의'라는 캐치프레이지를 내세우는데 이 사회정의라는 개념이 매우 모호해서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를 추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이에크는 노조의 조합원이 받는 높은 임금은 비노조원의 임금을 일정 부분 떼어내서 가져온 것이라고 보았다. 즉 노조의 조합원이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비조합원의 희생 덕분이라는 이야기다. 전체 노동자에게 줄 수 있는 임금의 총량이 일정하다고 보았을 때는 하이에크의 말이 맞다.
p.74
우리나라도 한때 지방에 혁신 도시, 기업 도시를 만들어서 지방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목 아래 수도권 억제 정책을 펴고 서울에 있는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했다.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이었다. 그런데 이런 정책은 세상을 좀 더 평등하게 만들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으로 만들게 된다. 나는 이런 수도권 억제 정책이 일시적으로 서울 집중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결국엔 다시 서울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마치 중력의 법칙처럼 말이다.
p.104
한계효용학파의 주장은, 사람은 한정된 돈을 가지고 자신이 제일 만족하는 방식으로 돈을 쓴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기 만족도에 따라서 돈을 지불하고,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한계효용학파는 가격이 공급자(노동자)가 아닌 수요자(소비자) 입장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이게 현대 경제학이 설명하는 가격 결정 방식이다. 노동가치설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한계효용학파에 따르면 노동자가 얼마나 힘들었냐는 중요하지 않다. 고객이 얼마나 만족했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p.109
시장경제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고 타인의 요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노동가치설에 입각해서 떼를 쓰는 노조가 많다. 팔리지도 않는 자동차를 만들어 회사가 적자인데도 임금은 무조건 올려야 한다고 떼를 쓰는 노조가 있다. 왜 그럴까? 결국 요약하면 자기 입장에서만 주장하는 게 노동가치설이고 상대방 즉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한계효용이론이다. 결국 당신이 얼마나 노력했느냐, 당신이 얼마나 고생했느냐, 그건 중요하지 않다. 상대방이 얼마나 만족했는지, 상대방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이게 중요하다.
p.109-110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언급한 이기심에 대한 주장은 정말 유명하다. 그는 세상이 풍요로워지는 이유는 이타심 때문이 아니고 이기심 때문이라고 가르쳤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그리고 제빵 업자의 박애 정신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돈벌이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고 설파했다. 맞는 말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엔진이다. 정부는 이기적인 인간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이기심이 국가를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만 무작장 타인의 자비심만 기대하는 것은 허황된 일이다. 정부가 고상한 이타심이나 인정, 동포애 따위에만 의존한다면 필히 그 나라는 빈곤해질 것이다.
물론 애덤 스미스가 인간이 오직 이기심만으로 움직인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인간은 친절, 박애 정신, 동포애 같은 고귀한 심성도 가지고 있지만 이기적인 본능이 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본능 중에 가장 강한 본능인 이기심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라가 잘사는 첩경이라고 본 것이다.
p.124-125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이 입으로는 거창하게 나라를 위한 정책을 편다고 말하는데 실제 속셈은 다 자기 잇속 챙기기에 바쁘다는 것이 공공선택이론이다.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지만 톡톡 털어 핵심만 말하면 그렇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도 인간이고 그래서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매우 단순한 원리이다.
p.132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해 주면 단기적으로 재개발·재건축 가격이 급등한다. 그러면 질투심에 사로잡힌 대중이 집권당을 비난하고 등을 돌리게 된다. 그러면 집권당의 지지율은 폭락하고 다음 선거에서 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니 엉뚱한 경기도에 물량 폭탄을 투하하는 것이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대신에 경기도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정책은 국가적으로 비효율과 낭비를 발생시킨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려면 교통비와 시간 낭비가 좀 많겠는가? 게다가 도로를 확충해야 하니 또 돈 들고……. 이게 다 낭비고 국가 경쟁력 떨어뜨리는 일 아닐까?
p.134
곡물 중간상인에 대한 규제에서 보듯이 시장경제 논리는 대중의 직관이나 상식과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과거 전세가 규제 조치가 전세가 폭등을 가져왔고, 소액임대차보호법이 상가 임대료 폭등을 낳았다. 이처럼 경제 원리를 무시한 선의의 조치는 종종 비극적인 결과를 낳는다.
p.139
단기간을 놓고 보면 1가구 다주택자가 집을 매수하기에 집값을 상승시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장기간으로 보면 1가구 다주택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집 한 채를 제외하고 나머지 집은 모두 임대를 주기에 전세가를 하락시키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중략)
정말 중요한 포인트는 주택을 공급하는 사람은 건설 회사가 아니라 집을 사는 1가구 다주택자라는 점이다. 집을 사는 사람이 있어야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다주택 보유자가 서로 경쟁할수록 전세가와 집값이 내린다.
p.140
이에 대한 대답을 천재 경제학자 슘페터는 이렇게 말했다.
"대중이 시장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신적 묘기처럼 어려운 일이다."
교육을 받지 않으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기 쉽고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믿기 쉽다. 우리의 본능적 직관에 따르면 그래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정치인은 왜 분양가상한제를 하려고 할까? 경제 원리에 무지한 투표자의 표를 얻기 위해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p.142
경제학은 사회 현상을 그대로 관찰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파악하는 과학자적 태도를 견지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자는 현실이 아니라 세상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맞추어서 그에 맞는 인간상을 생각해내는 점성술이라 연금술과 같은 접근 방식을 보인다.
마르크스의 경제학은 있는 '사실(fact)'을 다루는 게 아니고, '규범(moral)'을 다루기에 과학이 아니고 신념이나 종교에 가깝다.
p.150
케인스는 경기예측에 따른 타이밍 투자 방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경기를 예측하고 주식을 살 타이밍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그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구분한 것이다. 나는 이 점이 다른 주식 투자자와 정말 다른 케인스의 탁원할 점이라고 본다.
케인스가 왜 주가 변동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을까? 케인스에 따르면 인간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본능적 충동으로 움직이는 존재이기에 행동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인간은 확률을 바탕으로 구한 평균 기댓값에 따라서 투자하는 대신에 본능적 충동으로 투자하기에 미래의 대중이 어떻게 투자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p.152
그러나 재산을 늘려서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개인 투자자라면 과도한 분산투자 방식으로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투자 종목 수가 늘어날수록 수익률은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해서 큰돈을 벌어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당신이 아직 부자가 아니라면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집중투자해야 한다. 집중투자를 하더라도 지식의 양이 늘어남에 따라서 리스크는 줄어든다. 피터 린치는 개인 투자자라면 5종목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중략)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산을 주식과 부동산으로 분산투자하면 수익률의 변동 폭을 줄여서 인생의 굴곡을 좀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p.177
시장이 효율적이란 말은 무슨 말인가? 이 말은 시장이 매우 효율적이라서 시장은 새로운 정보를 낭비나 지체 없이 가격에 반영한다는 말이다. 즉 어떤 투자자라도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초로 한 거래에서는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초과 수익이란 남들보다 더 얻는 수익을 말한다.
p.180
장기적인 수익률로 보면 주식과 부동산의 투자수익률이 예금 이자율보다 높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못하는가?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손실에 대한 고통이 이익의 기쁨보다 2.5배 정도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심리학자가 있었다. 그가 바로 대니얼 카너먼이다. 그는 심리학자로는 처음으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p.190
인간은 대체로 합리적으로 이성적인 척하지만 사실은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한다. 그중에서도 비합리적인 '손실 회피성'을 극복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 투자를 두려워하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부자가 되는 비결은 저축하고, 또 그 돈을 투자하는 데 있다. 저축하고 투자하고 또 저축하고 투자하고……. 지루한 반복이 부자로 가는 길이다.
p.193-194
나는 젊은 시절 워낙 가진 게 없었기에 투자에 두려움이 없었다. 다 잃어도 처음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종종 말했다. "나야 뭐 원래 개털인데, 잃어봐야 개털이지. 그러려니 하면 되지, 뭐!" 그러나 나이가 들면 체력이 약해지고 머리 회전속도도 덜어지고 무엇보다 복구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용기가 사라진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 용기를 내서 투자해야 한다.
부자 부모도 만나지 못하고 '흙수저'인데도 부자가 되기보다 부자 흉내 내기에 빠져서 일찌감치 좋은 차에 맛집 순례에, 해외여행에 욜로족으로 살다간 늙은 뒤 후회하게 될 확률이 100퍼센트이다. 나중에 자녀가 부모의 가난을 탓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지 않을까? 젊음은 영원하지 않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용기 내고 부딪치고 한다.
p.194
"부자가 자신의 부를 즐거워하는 것은 부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세상의 관심을 끌어모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가난한 사람은 가난을 부끄러워한다. 가난 때문이 자신이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무도 우리를 주목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서 나오는 가장 강렬한 욕구의 충족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p.205-206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준다는 게 고전 경제학의 기본 기둥인데 이 이론을 들이받은 것이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잘 팔리는 상품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뭘까? 보석과 귀중품 같은 사치품이다. 이걸 베블런재(veblen goods)라고 한다. 그는 "낭비하고 과시하라, 그러면 존경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간이 과시 소비와 과시 레저를 좋아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p.206-207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절대적인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인 빈곤이다. 당신이 그다지 불편한 것 없는 쾌적한 아파트에 산다고 해도 동창회를 나갔다가 옛 친구가 더 좋은 직장을 다니고 더 많이 벌어서 당신보다 더 좋은 동네, 더 좋은 아파트에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왜 이리 불행하냐는 생각에 시달려 정신을 가누기 어렵다. (중략)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의 도래는 가난한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자신이 훌륭하고 똑똑하고 유능한데도 왜 자신이 부자가 되지 못했는지 변명을 내놓아야 하는 괴로운 처지에 몰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보다는 부자처럼 보이길 필사적으로 원한다. 그래서 베블런의 말대로 과시적 소비와 레저를 추구하고 이걸 SNS에 올려서 자신이 유능하다는 것을 과시한다.
p.208-209
로머는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이나 자본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했다. 이 기술 진보 덕분에 선진국은 계속 선진국 자리를 지킬 수 있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는 후진국은 기술 개발이나 흡수가 안 돼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술은 수확체감의법칙을 탈피하고 오히려 수확체증의법칙을 따르기에 기술이 결국 경제성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p.213
20대 80의 법칙을 활용하면 상위 20퍼센트 부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 실제로 국내 지역별 부동산 투자수익률을 비교한 통계에서도 이 사실은 확인되었다. 주식 투자자라면 분산투자 후에 소수 상승세 종목의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큰돈을 벌 수 있다. 전체 종목의 20퍼센트가 전체 수익률의 80퍼센트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p.224
기업가는 자기만의 왕국을 만들고 새로운 걸 창조하는 기쁨 그리고 성공을 통해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혁신을 한다고 했다. 즉, 기업가가 열심히 혁신을 할 수 있게 만들려면 기업가들이 혁신을 통해서 얻은 이익을 모두 향유하고 또 성공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p.232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의 빈곤과 비참함이 혁명으로 이어져 자본주의가 망할 것이라고 예언한 반면 슘페터는 전혀 다른 이유로 자본주의의 몰락을 예언했다. (중략)
그런데도 왜 망한다는 것일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소수의 성공한 사람은 다수의 대중에게 물질적인 궁핍함이 아닌 심리적인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다수의 뒤처진 대중은 소수의 성공한 자에 대해서 질투심, 원한 그리고 분개심을 가지게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경제에 대한 현장 경험도 없고,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도 전혀 없이 오직 글과 말로만 먹고 사는 좌파 지식인들이 뒤처지고 낙오한 대중을 선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낳은 불평등과 격차만 들이밀어 보여주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분배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전복뿐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좌파 지식들인들이 그렇게 비판에 앞장서고 선동하는 이유는 비판과 선동만이 그들의 존재 가치와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회 풍토 속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의 주인공인 기업가는 좌파에게 대항하지 못할 것이고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는 게 슘페터 자본주의 몰락 예언의 개요다. (중략)
1인 1표의 정치제도가 자본주의 시스템의 주인공인 소수의 기업가를 움츠러 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p.235-236
그런데 만약에 특정한 나라만 부자에게 중과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프랑스가 좋은 예다. 프랑스가 고소득자에 대한 부유세를 올리니 프랑스 부자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 버리고 프랑스는 경제 침체에 시달리는 지독한 경험을 했다. 결국 프랑스는 부유세를 폐지했다.
p.241
우리는 생각을 할 때 빠른 생각과 느린 생각 중 어떤 생각을 따르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95퍼센트 비율로 빠른 생각 방식을 사용한다. 단지 5퍼센트만이 느린 생각 방식을 사용한다. 왜 그런가? 느린 생각을 하려면 힘이 들기 때문이다. 집중하고 노력하고 긴장하고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인간은 시간과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즉 효율적으로 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느린 생각보다는 빠른 생각에 의존해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빠른 생각 방식은 원시시대 생존에 유리했다. 맹수를 만난 원시인이 느린 생각을 하다가는 잡아먹히고 말았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나 인간은 본능적으로 빠른 생각을 하는 삶을 살아간다. 우리 생각의 주도권은 빠른 생각이 가지고 있다.
p.246-247
빠른 생각은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잘못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미래를 잘 전망할 수 있다고 과신한다. 미래는 알 수 없다는 생각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과거 때문에 약해지기 때문이다. 빠른 생각은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믿으려 하는 편향이 있기에 정확한 미래 예측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p.251
인간도 동물이다. 인간도 파리나 개구리처럼 생존하고 번식하기 쉽게 두뇌가 진화해 왔다. 인간은 800만 년 동안을 살아 왔지만 799만 년을 구석기인으로 지내왔다. 인류의 역사 대부분을 구석기인으로 지내 온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두뇌는 구석기인으로 살기 좋게 진화되어 왔다. 그리고 인간은 더 이상 진화가 되지 않았다. 현재 인간의 두뇌는 구석기인으로 최적화된 두뇌에 머물러 있다.
구석기시대에는 없었단 시장경제가 나타난 것은 1만 년도 안 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나타난 것은 200년도 채 안 된다. 인간의 역사를 24시간이라고 한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마지막 2초에 나타났다.
p.290
대다수 사람들은 본능대로 산다. 가난하게 사는 게 제일 쉬운 선택이기 때문이다. 본능대로만 살면 저절로 가난하게 살게 된다. 이것이 바로 다수가 가난하고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다.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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